가렴주구(苛斂誅求)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에서 유래했고, 세금이 무서워 깊은 산속에 숨어 살다가, 호랑이에게 시아버지와 남편과 아들을 잃은 슬픈 여인의 사연에서 시작한다. 공자는 이 여인의 사연을 듣고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위정자들과 입법자들과 법관들이 깊게 새겨들어야할 말이다.
권력은 백성을 품어주는 울타리여야한다. 가족의 확대는 국가이고, 가장(家長)은 집안의 어른으로서 집의 모든 것을 책임지듯, 국가의 큰 어른인 ‘삼권분립’의 정부, 국회, 법원은 국민의 살림을 책임져야한다. 국민의 보호막이 되어야할 권력집단이 오히려 ‘쇠창살’로서 ‘거머리처럼’ 피를 빨아먹는다면 그 누가 국가를 사랑하겠는가? 대나무밭에 대나무가 자라고, 효자밑에 효자가 나오듯, 국민은 국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가렴주구(苛斂誅求)의 각 한자어를 풀어보자.
* 苛(가혹할 가) : 풀(草)과 옳을 가(可)의 합성이다. 가(可)는 장정 정(丁)과 입 구(口)가 합쳐졌다. 농사를 지으면서 노래부르는 농부의 삶이 ‘可’이다. 지금으로 본다면 꼭 마이크를 잡고서 노래부르는 모습과도 같다. ‘노래방’을 연상하면 된다. 가(可)의 발음기호는 [口]이다. (구->가)
苛는 풀(草)이 훌쩍(丁) 자랐으니 ‘가혹한’ 상태인 것이다. 잡초가 우거진 상태, 별 필요없는 풀이 쑥쑥 자란 상태가 ‘苛’이다. 가혹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원치않은 것이 너무 많이 발생한 것이다. 풀은 원치않은 것의 상징이다. 고(苦)도 오래된(古) 풀(草)로서, ‘쓴 맛’이다. 마치 씀바귀처럼, 苦가 그렇다.
* 斂(거둘 렴) 모두 첨(僉)은 ‘合’이 2개 합쳐진 글자로서, ‘ALL’의 의미가 있다. 斂의 발음기호는 물론 [僉첨->렴]이다. 攵은 막가지를 든 오른 손인데, 斂은 손으로 어떤 물체를 모았다는 의미다. 손안에 물건을 모은 것도 되고, 손으로 뭔가를 담고 있는 모습도 된다. 혹은 손으로 뭔가를 받아서 꽉 움켜진 모습도 된다.
* 誅(벨 주)는 cut를 말한다. 誅(주)의 발음기호는 [朱주]이다. 朱는 木를 베면(丶) 그 속은 ‘붉다’는 뜻. 朱는 ‘나무의 속살’로서 ‘붉은 색’을 말한다. 나무의 속은 곧 나무의 중심이고, 주(朱)의 의미는 곧 핵심, 지도자, 권력을 뜻한다. 주(朱)의 발음기호는 [丶주]이다.
말씀 언(言)과 붉을 주(朱)가 합쳐졌으니, ‘붉은 말씀’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말의 색깔이 붉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이런 해석은 억지해석이다. 주(朱)는 나무를 베는 모습인데, 그 결과로서 ‘색깔’을 의미한 것이고, 주(朱)에 해당하는 말(言)은 곧 ‘베다’이다.
* 求(구할 구)는 ‘seek’이다. 求는 나무틀(十)에 짐승가죽을 말려놓은 모습이다. 지금으로 보자면 ‘모피옷’이다. 최고급 밍크코트가 바로 ‘求’라고 보면 된다. 첫째, 겨울철 추위를 막아주는 역할을 했고, 짐승가죽옷을 입고있다는 것 자체가 ‘부족장’을 의미했다. 求는 가장 좋은 가죽옷이므로, 누구나 구하는 상품인 것이다.
* 政(정치할 정)는 rule, govern이다. 政(정)의 발음기호는 [正정]이다. 攵은 make의 뜻이 있다. ‘~하게 하다’로 해석하면 된다. 正은 ‘바르다, 정리하다’는 자동사이고, 政은 ‘바르게 하다, 정리하게 하다’는 타동사이다. 正은 자율성, 政은 타율성이 존재한다.
학급에서 회장을 뽑을 때 칠판에 투표 숫자를 표시할 때, 정(正)을 쓴다. 이는 5진법으로 계산하는 것이고, 正을 쓰면서 ‘바른 정치’를 하자는 의미도 있다. 正은 두 발(止지)로 땅에 서서 하늘(一)을 바라보는 것이고, 또 다른 해석으로는 어떤 성을 점령한 상태를 뜻한다. 正은 땅에 똑바로 서서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다.
‘해를 품은 달’ 드라마에서 ‘政’을 아주 고급스럽게 해석한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며, 바르게 한다는 것은 질서를 잡는 것으로서, 만물은 만물의 자리에 있고, 자격있는 자가 자격있는 자리에 있게 하고, 모든 것을 각자의 자리에 있게 하는 것이 바로 ‘政’이라고 했다. 政은 책상정리라고 보면 된다. 지우개는 지우개의 자리에, 연필은 연필의 자리에, 책은 책꽂이에 각각 위치를 정해서 정리정돈하면 책상은 깔끔해진다. 政은 법에 따라 모든 정치제도를 정리정돈하는 것이다.
* 虎(호)는 tiger이다. 几은 앞발을 형상화했고, 厂은 꼬리이고, ㅌ모양은 호랑이의 입과 이빨이다. t은 아래쪽 이빨이다. 虛(빌 허 vain)은 호랑이가 나타난 들판을 의미한다. 물론 虛(허)의 발음기호는 [虎호->허]이다. 구호(口號)!!를 자주 외치는데, 구호(口號)는 호랑이처럼 울부짖는 것을 뜻한다. 구호의 요령은 짧은 문장이다. 간혹 구호를 한다면서 길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호랑이가 ‘어흥’하고 외치지, 결코 ‘어어어어어어흥흥흥흥흥흥’라고 울부짖지 않는다. 구호는 ‘결심을 하나로 합치는 강한 메시지’를 표출하면 된다.